다음 날 블랙구스는 연무장 출입을 금지했다.
“동상은 오래됐다. 건드리지 마라.”
“왜?”
“위험하다.”
“뭐가?”
“돌이 떨어진다.”
“돌 말고.”
블랙구스의 채찍이 바닥을 때렸다.
쫙.
연무장에 있던 구스들이 일제히 자세를 바로잡았다. 구스장군도 바로잡았다. 본인은 자연스럽게 서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훈장이 거꾸로 달려 있었다.
물음표구스는 물러나지 않았다.
“벨라토르가 누구야?”
“이 루두스를 세운 자다.”
“어디에서 왔는데?”
“모른다.”
“왜 세웠는데?”
블랙구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동상 밑에 왜 탄 낟알이 있어?”
채찍을 쥔 날개가 아주 조금 굳었다.
그 움직임을 본 구스는 물음표구스뿐이었다.
“알고 있지?”
“훈련 시작이다.”
“그건 대답이 아니잖아.”
“열 바퀴.”
“왜?”
“스무 바퀴.”
물음표구스는 입을 다물었다.
질문에는 신중해야 했다. 특히 질문 하나가 운동장 열 바퀴와 맞바뀌는 곳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날 훈련이 끝난 뒤, 100년산구스가 물음표구스를 불렀다.
“내가 젊었을 땐 말이야.”
물음표구스는 잠깐 후회했다.
100년산구스의 이야기는 한 번 시작되면 해가 질 때까지 계속됐다. 문제는 시작과 끝이 서로 관련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저 동상이 없었어.”
“언제?”
“내가 아주 어렸을 때지. 그땐 국수가 지금보다 굵었고, 요즘 구스들은 모르겠지만 슬리퍼도 아주 튼튼해서—”
“동상 이야기만 하면 안 돼?”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급한지. 하여튼 어느 날 밤에 동상이 생겼어. 수레도, 석공도 오지 않았는데 아침에 보니 서 있었지.”
“누가 세웠는데?”
“블랙구스의 전임 교관이 그 앞에서 울고 있었어.”
“왜?”
“그건 못 물어봤다.”
“왜?”
100년산구스가 한참 동안 침묵했다.
“무서웠거든.”
그날 처음으로 물음표구스는 질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