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사흘 동안 내렸다.
구스가미는 휴무에 들어갔고, 펌구스는 머리를 지키기 위해 막사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팥빙구스는 녹고 있다며 토핑값을 두 배로 올렸다.
넷째 날 새벽, 벼락이 연무장에 떨어졌다.
벨라토르 동상이 허리에서 갈라졌다.
그 안에는 돌이 없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명백한 비상구다.”
비상구스가 말했다.
“근거는?”
물음표구스가 물었다.
“나가는 그림이 붙어 있다.”
계단 입구에는 희미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검은 화염 속에서 일흔두 개의 깃털이 날아오르는 그림이었다.
비상구스는 계단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려가는 비상구는 비상구가 아니다.”
“그럼 뭐야?”
“위험구다.”
그는 이미 세 걸음 뒤로 물러나 있었다.
쫄구스도 그 옆에 있었다. 언제 이동했는지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물음표구스는 횃불을 들었다.
“나는 내려갈 거야.”
“왜?”
이번에는 쫄구스가 물었다.
물음표구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결말 없는 이야기가 싫어서라고 하기엔 계단 아래가 너무 어두웠다. 벨라토르가 궁금해서라고 하기엔 블랙구스의 침묵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잠시 뒤 물음표구스가 말했다.
“다들 벨라토르가 누군지 안다고 하잖아.”
“응.”
“그런데 물어보면 아무도 몰라.”
횃불이 어둠 속에서 흔들렸다.
“그럼 누군가는 처음부터 거짓말을 한 거잖아.”
쫄구스가 몸을 떨었다.
“나 무서워.”
“안 와도 돼.”
“그 말도 무서워. 보통 그렇게 말한 구스가 먼저 죽잖아.”
결국 쫄구스는 따라왔다.
비상구스도 따라왔다. 위험해서가 아니라 출구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외눈구스는 계단 틈에 떨어진 탄 낟알을 주우며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빤스구스가 합류했다.
“왜 따라와?”
“원정에는 갑옷이 필요하니까.”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