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매끈한 새하얀 실루엣 · 초승달처럼 감긴 눈 · 공손한 미소 · 목에 건 검은 `0`의 고리 · 실제 몸보다 훨씬 큰 흰 가장자리의 그림자.
습관
상대를 위협할 때도 먼저 자리를 권한다. 이름을 지우기 전에는 문서의 먼지를 털고, 지운 뒤에는 마치 일을 도와준 것처럼 고개를 숙인다.
말버릇
“이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되겠네요.” / “글쎄요. 그건 아직 셀 수 없는 질문이군요.”
약점
여러 존재가 나눠 가진 기억과 새로 고른 이름은 한 번에 지울 수 없다. 자기 이름 `제로`와 흰 배만 기준 밖에 둔다는 모순도 있다.
자랑거리
상대가 쌓아온 수치를 한눈에 읽고 가장 적은 움직임으로 영점으로 돌리는 능력. 싸우지 않고도 전쟁과 왕조의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것. 제로구스에게 가장 큰 공격은 칼이 아니라 기준을 바꾸는 일이다.
취향
비어 있는 장부, 새 종이, 아무 발자국도 없는 흰 바닥.
비밀
완전한 공평을 말하지만, 영점을 정하는 권한만큼은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는다. 그 권한이 자기 안에 남아 있어야 모두가 같아진다고 믿는다.
친한 사이
카운트구스. 서로의 방식은 반대지만 숫자와 기록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이해한다. 카운트구스가 하나를 남기려 할수록 제로구스는 그 하나가 왜 남아야 하는지 묻는다.
불편한 사이
구스가미. 구스가미의 페이지는 여러 구스가 나눠 가진 기억이라 한 장을 찢어도 기록 전체가 사라지지 않는다.
날씨/계절 반응
눈 오는 날을 가장 좋아한다. 모든 발자국이 잠시 같은 흰색으로 덮이기 때문이다. 봄에는 새싹이 자꾸 기준을 넘어서 불편해하고, 가을에는 떨어진 잎을 세다가도 결국 모두 0으로 돌린다.
제로구스는 격정적으로 무서운 구스가 아니다. 끝까지 웃고, 끝까지 공손하고, 끝까지 상대가 스스로 동의했다고 느끼게 만든다. 그가 지우는 것은 상대의 몸만이 아니라 “내가 여기까지 쌓아왔다”는 감각이다. 그래서 황제구스와 사신구스 어느 쪽에도 완전히 포개지지 않는 세 번째 답이 된다.